CPI 폭풍전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의장이 월스트리트를 들었다 놨다 하고 있습니다. 전날 빅스텝을 시사하며 이른바 파월쇼크를 선사했던 그는 이날 하원 청문회에서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표현수위를 낮췄습니다.
이에 일부 주요 지수가 상승하며 미국 증권시장은 혼조세를 보였습니다. 파월 의장이 시장의 숨통을 틔워주기는 했지만, 이 날 나온 고용 데이터는 여전히 강한 수준을 보이며 우려를 키웠습니다.
우선 파월 의장의 발언부터 살펴보죠. 파월은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3월 회의에 대해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전날 빅스텝을 시사하자 고강도 긴축에 대한 우려가 높여진 것을 의식한 듯한 발언이었는데요. 다만 그는"경제지표를 볼 때 더 빠른 긴축이 필요하다는 게 드러나면 우리는 금리인상 속도를 높일 준비가 되어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전날 있었던 발언과 일맥상통하는 셈으로, 파월 의장이 의지에 변화가 있었다기보다는 표현을 완화한 수준이라고 보는 게 맞겠습니다.
파월 의장이 데이터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 것은 처음이 아닌데요 이날 발표한 1월 구인이직보고서가 강하게 나오며 빅스텝에 대한 우려를 다시 키웠습니다. 이 데이터는 노동 수요가 공급을 훨씬 초과하는 과열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노동시장이 여전히 강력하다는 게 재확인된 겁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구인 중인 일자리는 1082만 4000개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였던 1058만 명을 소폭 웃돌았습니다. 이에 따라 1월 실업자 수 대비 구인 중인 일자리 수는 여전히 1.9로, 높은 수진을 유지했습니다. 시티그룹의 가이젤라 호자 이코노미스트는 "1월 구인이직보고서 데이터는 여전히 이전 역사적 기간보다 훨씬 타이트하다"며 "임금과 물가가 계속 오를 위험을 시사한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는 같은 날 발표된 민간고용 일자리 데이터와 더불어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서입니다. 민간고용정보업체인 ADP가 발표한 2월 데이터도 함께 보면, 민간고용 일자리는 24만 2000개가 증가해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20만 개 증가)를 상당히 상회했습니다. 물론 이 데이터는 곧 발표될 고용보고서를 완벽히 담보하지는 않습니다. 1월에도 ADP의 데이터와 실제 고용보고서의 수치는 상당히 큰 오차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1월 데이터에 상당한 변수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2월에는 오차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직장을 옮기지 않은 민간 기업 근로자들의 임금은 전년 동월 대비 7.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최근 12개월 간 가장 적게 오른 수치입니다. 여전히 높은 상승률인 데다 1월에 기록한 7.3%에 대해 0.1% 포인트 줄어드는 데 그쳐 둔화 속도가 느린 것으로 평가 됐습니다. 직장을 옮긴 민간 근로자들의 임금은 전년 동월 대비 14.3% 오른 것으로 집계됐고요 이처럼 임금 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건 임금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단기간에 임금 상승세가 저절로 둔화해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릴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이제 중요한 것은 오는 10일 발표될 2월 고용보고서입니다. 연준은 앞서 고용보고서와 소비자 물가지수(CPI)등의 데이터를 확인하고 3월 금리인상 폭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파월의장 역시 전날 "노동시장이 극도로 타이트하다"며 고용지표를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했습니다. 만약 이날 발표된 데이터들과 마찬가지로 2월 고용보고서도 강하게 나온다면, 또다시 금리 리스크가 시장을 짓누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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